신혼집을 꾸밀 때 가장 공을 들이는 공간을 꼽으라면 단연 '거실'일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퇴근 후 시간을 보내거나, 훗날 태어날 아이와 함께 뒹굴며 추억을 쌓을 중심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구 매장에 가자마자 가장 크고 편안해 보이는 대형 카우치 소파와 거실을 가득 채우는 75인치 이상의 대형 TV, 그리고 세련된 거실장 세트를 눈여겨봅니다.

하지만 이 장밋빛 로망은 실제 아파트 거실에 가구가 배달되는 순간 와장창 깨지기 쉽습니다. 쇼룸에서는 그렇게 아늑해 보이던 4인용 가죽 소파가 우리 집 거실 한쪽 벽을 꽉 채우는 순간, 거실은 통로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좁고 답답한 공간으로 전락해 버립니다.

저 역시 결혼 초기, "집에서 쉴 때는 무조건 편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거실 크기에 꽉 차는 카우치 소파를 들였습니다. 그 결과 거실 베란다로 나가는 문을 여는 것조차 버거워졌고, 거실 테이블을 놓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서 밥을 먹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한정된 평수의 거실을 1.5배 넓게 쓰면서도 아늑함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전 가구 배치 3대 법칙을 소개해 드립니다.

[법칙 1] 소파 크기를 줄이고 '다리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라 (30% 마진 법칙)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고정관념은 "거실 벽면 길이에 맞춰 소파를 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거실 가구 배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의 여백입니다. 소파가 거실 벽면 전체 길이의 7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나머지 30%의 벽면은 비워두거나 작은 화분, 미니 협탁 정도만 두어 시각적인 숨통을 틔워주어야 합니다.

또한 소파를 고를 때는 바닥과 일체형으로 붙어 있는 무거운 디자인보다는 얇은 다리가 있어서 바닥이 드러나는 스탠드형 소파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바닥 면적이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보일 때 우리 뇌는 거실이 훨씬 넓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3인 가구라면 4인용 대형 소파 대신 깔끔한 3인용 소파를 두고, 필요할 때마다 움직일 수 있는 가벼운 1인용 1인 암체어나 스툴을 조합하는 것이 공간 활용 측면에서 훨씬 유연합니다.

[법칙 2] 시각적 종착점(Focal Point)을 비워두라

현관에서 들어서거나 안방 문을 열고 나왔을 때, 우리 눈길이 가장 먼저 가 닿는 거실의 특정 지점이 있습니다. 이를 '시각적 종착점'이라고 부릅니다. 보통은 거실 베란다 창가나 아트월 벽면이 이 지점이 됩니다.

거실이 넓어 보이려면 이 시각적 종착점이 막힘없이 뚫려 있어야 합니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베란다 창가 바로 옆에 거대한 마사지 체어나 키가 큰 공기청정기, 혹은 에어컨을 덩그러니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선을 차단하는 가구나 가전은 공간의 깊이감을 완전히 죽여버립니다.

시선이 닿는 창가 쪽은 최대한 낮고 미니멀한 화분이나 1인용 의자 정도로 비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선이 창 밖 하늘이나 먼 벽면까지 쭉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장애물을 치우는 것, 이것이 거실 배치 인테리어의 핵심 비밀입니다.

[법칙 3] TV 거실장을 과감히 없애거나 띄워라

예전에는 TV를 올려두기 위한 거대한 거실장이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셋톱박스나 게임기, 전선 등을 TV 뒤편으로 숨겨서 벽걸이 형태로 시공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3인 가구의 거실 넓히기에서 가장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거실장 없애기'입니다.

거실 바닥에 닿는 가구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바닥 면적은 넓어지고, 로봇청소기의 동선도 자유로워집니다. 만약 셋톱박스 수납 등의 이유로 꼭 거실장이 필요하다면, 바닥에 닿지 않고 벽에 부착하는 공중 부양형 템바보드 콘솔을 선택해 보세요. 가구 밑바닥의 바닥재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바닥 면적이 가구에 의해 가려지지 않아 거실이 훨씬 넓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완벽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거실은 가족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가구의 덩치를 줄이고 배치의 원칙을 조금만 바꾼다면, 20평대 거실이라도 30평대 못지않은 개방감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크고 웅장한 가구에 욕심을 내기보다, 우리 가족의 실제 동선과 시선의 방향을 먼저 배려하는 배치를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 소파는 거실 벽면 전체 길이의 70% 이하로 크기를 제한하고, 바닥이 들여다보이는 다리가 있는 디자인을 골라 개방감을 확보합니다.

  • 거실에 들어섰을 때 창밖 시야를 가로막는 마사지 의자나 큰 가전 등 시각적 장애물을 시선 끝자리에서 치워야 합니다.

  • 바닥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거실장을 과감히 없애거나 벽걸이형 공중 부양 가구로 교체하여 바닥 면적 노출을 극대화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공간을 살리는 똑똑한 가구 선택 가이드로 이어집니다. 하나를 사도 두 가지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바닥 면적을 넓히는 다기능 가구 고르기 가이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혼집 거실을 꾸미실 때 가장 먼저 샀거나, 혹은 사고 나서 가장 후회했던 거실 가구는 무엇인가요? 댓글로 재미있는 경험담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