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으로 이사하거나 가구를 새로 바꿀 때, 우리는 대개 정형화된 공식에 맞춰 쇼핑 목록을 작성합니다. "거실에는 소파와 거실 테이블, 주방에는 식탁과 의자, 침실에는 침대와 협탁, 서재에는 책상과 책장." 이런 식으로 각 공간마다 제 역할을 하는 개별 가구들을 하나씩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집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답답해지기 십상입니다.
특히 신혼부부나 이제 막 아이가 태어난 3인 가구는 한정된 평수(보통 20~30평대) 안에서 서재, 드레스룸, 아이 방까지 모든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공간은 하나인데 채워야 할 가구는 너무 많을 때, 해결책은 아주 단순합니다. 가구의 갯수 자체를 줄이되, 하나의 가구가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다기능 가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결혼 초기에는 거실에 예쁜 소파 테이블을 두고, 서재에는 커다란 컴퓨터 책상을 따로 들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생활해 보니 서재 책상은 일주일에 한두 번 앉을까 말까 했고, 거실 테이블은 너무 낮아 허리를 굽히고 간식을 먹는 불편한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거실 테이블을 '리프트업(Lift-up) 테이블'로 바꾸고 서재 책상을 비워냈습니다. 평소에는 낮춰서 깔끔한 커피 테이블로 쓰다가,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는 상판을 위로 올려 책상 겸 식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가구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거실의 활용도가 두 배로 늘어났고, 서재 방 하나를 완전히 넓게 비워둘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기능 가구를 고를 때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닥 면적(Floor Space)의 보존'입니다. 집이 넓어 보이게 만드는 인테리어의 핵심은 눈에 보이는 바닥 면적을 최대한 많이 노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침대를 고를 때 프레임 밑부분이 수납장으로 짜인 '수납형 침대'를 선택하면, 침대가 차지하는 바닥 면적만큼의 대형 서랍장을 공짜로 얻는 셈이 됩니다. 옷방에 들어갈 서랍장 부피를 침대 밑으로 숨겨서 방의 바닥 면적을 통째로 확보하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또한 주방이나 다이닝 공간에서는 '확장형(Extendable) 식탁'이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평소 부부 둘이서 식사할 때는 2인용이나 4인용 크기로 콤팩트하게 쓰다가, 부모님이나 손님이 오셨을 때는 상판을 당겨 6인용으로 늘려 쓰는 가구입니다. 매일 쓰지 않는 대형 식탁을 고정으로 배치해 두는 것만큼 아까운 공간 낭비는 없습니다.
다만, 다기능 가구를 고를 때 한 가지 주의할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기능이 너무 복잡하거나 변형하는 데 힘이 많이 드는 가구는 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밤 소파를 펼쳐 침대로 만들어야 하는 소파베드는 초기에는 실용적으로 보이지만, 며칠만 지나면 변형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소파로만 방치되거나 침대로만 펴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조작이 직관적이고 5초 이내에 변형이 가능한가?'를 반드시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가구는 공간을 채우는 덩어리가 아니라 우리 삶을 돕는 도구입니다. 가구를 사기 전 "이 가구가 차지할 바닥 면적에 다른 기능을 더 얹을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 보세요. 하나의 가구에 두 가지 쓰임새를 담는 순간, 여러분의 집은 비로소 숨을 쉬며 한 평 더 넓어질 것입니다.
가구를 개별적으로 다 채우기보다, 하나의 가구가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다기능 가구를 선택해 가구의 총 갯수를 줄여야 합니다.
리프트업 테이블이나 수납형 침대처럼 바닥 면적을 이중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구는 좁은 집의 수납과 공간 활용도를 동시에 해결해 줍니다.
변형 과정이 너무 복잡하거나 무거운 다기능 가구는 결국 단일 가구로 방치되기 쉬우므로, 조작의 단순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 4편에서는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현관'으로 향합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답답함을 없애고, 신발과 잡동사니로 가득 찬 현관을 두 배로 넓어 보이게 만드는 정리와 스타일링 기술을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집안에 들이고 가장 만족했던 다기능 가구나, 혹은 구매를 고민 중인 멀티 가구가 있으신가요? 댓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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